FC 서울 차두리 “시즌 후 현역 은퇴” 재확인
차두리가 11일 오후 소속팀 FC 서울의 훈련장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구리=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호주 아시안컵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운 차두리(35)는 마음을 비운 듯했다. 이미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그는 이제 남아 있는 올 시즌 소속팀 FC 서울 경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현역에서도 은퇴하겠다는 의지는 단호했다. 아시안컵 이후 휴식을 취한 뒤 11일 경기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재개된 팀 훈련에 합류한 차두리는 ‘마지막 도전’이라는 말을 계속 꺼냈다.
이런 차두리에게 서울 최용수 감독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최 감독은 요즘 차두리가 마지막 현역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사소한 부분에서도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감독 입장에서는 차두리를 절대적으로 붙잡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차두리의 마음속을 몇 번이고 헤아려 보면서 후배의 의사를 존중하고 있다고 했다.
차범근 전 수원 감독도 같은 날 아들 차두리를 격려했다. 차 전 감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27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에서 “두리는 아시안컵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며 “축구를 언제 그만두는지는 그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두리가 나의 ‘DNA’를 조금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두리가 더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두리는 많은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을 펼치면서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3월 A매치에서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식을 열겠다고 밝혔다. 축구 대표팀은 다음 달 27일 우즈베키스탄, 31일 뉴질랜드와 국내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두 경기 중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골라 경기 하프타임 때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식을 갖기로 했다. 비록 은퇴 선언을 했지만 차두리에 대한 안팎의 관심과 애정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구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