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받고 내려앉고… 꼬리 문 대형사고] 전조등-안개등 켜고 서행… 안전거리 평소의 2배 확보
안개 낀 도로를 운전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서행’이다. 이날 사고가 난 영종대교의 평상시 제한속도는 시속 100km. 짙은 안개 때문에 전광판에 감속을 알리는 문구가 떴지만 상당수 운전자가 보지 못하거나 무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시거리가 20m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시속 40km 이하로 주행해야 사고를 피할 수 있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돌발 상황 때 급히 브레이크를 밟고 완전히 멈출 때까지 약 3초가 걸린다”며 “가시거리가 20m라면 시속 39km 이하로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거리 확보도 중요하다. 가시거리가 짧기 때문에 평소의 2배 정도 여유를 둬야 한다. 차로 변경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추월차로 대신 주행차로로 달리는 것이 안전하다. 전조등이나 안개등을 사용하면 다른 운전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비상등을 함께 켜는 것도 좋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주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 청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전문가들은 안개 등 악천후와 관련하여 강력한 교통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개가 매우 짙을 때는 전광판으로 알리는 것을 넘어 도로 운행을 중단하거나 경찰차가 직접 차량을 인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순찰차가 서행하며 앞서가고 일반 차량이 뒤따라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