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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사랑채서 도란도란… 정감이 새록새록

입력 | 2015-02-12 03:00:00

의정부 서계 박세당 가옥 등… 수도권 고택서 운치있는 설 연휴를




고택에는 옛 사람들의 삶과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위쪽부터 경기 의정부시 박세당 고택의 바깥사랑채, 양평군 이항로 선생 고택, 용인시 장욱진 화백의 고택. 경기관광공사 제공

설 명절을 앞두고 선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고택(古宅)에서 새해를 설계하면 어떨까. 옛 사람들의 삶이 배어 있는 고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매력적이다.

경기 의정부시 동일로에 위치한 서계 박세당 고택은 경기도 전통종가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선생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이곳에 기거하며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농학서 ‘색경’을 저술했다. 원래 사대부가의 규모를 갖췄으나 6·25전쟁 때 대부분 소실돼 바깥사랑채만 남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봉산은 절경으로 꼽힌다. 현재 반남 박씨 12대 종부가 살림을 꾸리고 있다. 사랑채를 독채(1박 30만 원)로 빌려주기도 한다. 031-835-8600

조선 후기 대표적 유학자인 화서 이항로 선생은 1808년 과거에 합격했으나 벼슬을 하지 않고 학문 연구와 제자 양성에 평생을 바쳤다. 경기 양평군 서종면의 생가는 200여 년 전 지어져 조선 사대부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안채와 사랑채가 나란히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생가 앞 기념관에는 선생의 영정과 친필 시문 등 유물과 자료를 전시 중이다. 제자들을 가르치던 벽계 강당과 생가 뒤에는 사당과 묘소가 있다. 031-770-2473(화서기념관)

한국 서양화가 1세대 장욱진 화백은 한국적 추상화로 근현대 화단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가옥은 1986년부터 작고할 때까지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한옥과 직접 건축한 양옥 각 한 채로 이뤄져 있고 양옥은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404호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에 지정됐다. 가옥 입구에는 장 화백의 딸이 고택찻집 집운헌을 운영하고 있다. 관람료 2000원. 031-283-1911

오리 이원익은 조선 선조에서 인조까지 영의정을 지낸 청백리로 인조가 1630년 경기감사에게 명해 초가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어줬다. 경기 광명시 소하2동에 있으며 ‘보고 느껴야 한다’는 뜻으로 관감당(觀感堂)으로 불린다. 팔작지붕의 아담한 목조 기와집으로 일대에는 사당 오리영우, 충현서원지, 종택 등 지정문화재가 있다. 전시관에는 이원익의 영정과 친필 문집 등을 비롯해 후손들의 고문서 가구 제기 등을 전시 중이다. 관람료 3500원. 02-898-0505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