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어떻게 바꿀까]<3>직업교육 활로 찾자
서울 강남구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에서 ‘네일아트 수업’ 직업체험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실습을 하고있다.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제공
이 때문에 일반고에서도 직업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빨리 답을 찾아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좋은 방안은 특성화고 전학을 확대하고, 2학년부터 직업 위탁 교육을 받게 하는 것. 그러나 전학은 빈자리가 한정돼 까다롭고, 직업 위탁 교육은 1년 코스가 대부분이다. 전국에서 일반고 학생을 대상으로 2년 이상 직업교육 코스를 운영하는 곳은 대전산업정보학교 한 곳뿐이다. 지난해 일반고 살리기 정책을 내놓은 서울시교육청 역시 고교 2년생을 위한 진로 체험 과정과 직업교육 방과 후 학교를 신설한다고 밝혔으나 예산 부족으로 시행이 불투명하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진로 직업교육을 시도하는 개별 학교들이 있다.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을 활용해 ‘진로 체험 집중의 날’을 운영하는 서울 창덕여고가 좋은 사례. 한 학기에 한 번 이상 관심 직업이 비슷한 1, 2학년 학생들이 모여 직업 현장을 체험하게 한다. 지난해에는 상담심리사, 승무원, 영양사 등의 진로 특강과 다양한 체험 활동이 20개 정도 진행됐다.
창덕여고가 1년에 진로진학프로그램에 쓸 수 있는 예산은 1000만 원가량으로 강사비를 넉넉하게 쓸 여유가 없다. 다행히 요즘은 재능 기부가 활성화돼 졸업생이나 한국문화재능기부협회 등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시립이나 구립 시설의 체험 활동 비용은 1인당 1만∼2만 원 선이어서, 학교운영비를 통해 지원하기도 한다.
창덕여고는 이런 활동에 참여한 학생에게는 꼭 후기를 정리하게 한다. 자신이 능동적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직업반 선택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무기력을 떨쳐 낸다.
이 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인 김제희 씨는 “1, 2학년 직업교육은 정규 수업 중에는 불가능하지만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바리스타, 미용 실습 현장 체험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김용호 정책실장은 “일반고의 직업교육은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장들이 의지를 가지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