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한몸 운동본주 정성환 신부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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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님, 자신이 말씀을 하기보다는 많이 들으셨죠. 그 위치에 계시면 쉬운 일이 아니죠.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켜보면서 새삼 김 추기경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12일 서울 명동대성당 옆 가톨릭회관에서 만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본부장 정성환 신부(55·천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교황 방한 당시 대외협력분과장을 맡아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의 만남을 조율하기도 했다.
16일은 김 추기경의 6주기가 된다. 이 단체는 1989년 세계성체대회를 개최한 뒤 생명존중과 나눔실천을 위해 김 추기경이 설립했다. 김 추기경의 뜻을 잇는 단체의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 신부는 젊은 시절 추기경과 적지 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정 신부, 힘들지. (농성하는) 그런데 저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어. 메신저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요.”
고민하던 정 신부는 거의 매일 농성자들과 소주잔을 나누며 대화를 나눈 뒤 새벽 2시부터 글을 썼다. 서울대교구 소식을 인터넷으로 전하는 굿뉴스에 실린 ‘명동성당 농성일지’였다. 이 글들은 7개월 이상 계속됐다.
정 신부가 2002년 당시로서는 생소한 병원 사목에 뛰어들었다. 가톨릭 신자가 10% 미만에 기업적 가치가 강조되는 병원 분위기는 성당과 달랐다. 그는 자신을 위한 자리가 없다는 좌절감에 시달렸다. 고민에 빠진 그는 추기경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S.O.S’를 쳤다.
“당시 추기경께서 부축을 받아야 겨우 거동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래 알았어. 시간 낼께’ 하더니 병원에 오셔서 1시간 반 동안 강연을 해 주셨어요. 벽에 부딪힌 젊은 신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자리를 만들어 주신 거죠.”
옛 일을 어제처럼 떠올리던 정 신부의 눈가가 붉어졌다. “특별히 추기경 사랑을 많이 받은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는 고개를 저으며 “주변의 많은 동료 사제들이 추기경께 고민을 말하면 꼭 응답을 주셨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사제단이나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에서 활동 중인 사제들 모두 고유의 판단과 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다양함이 건강한 것이죠. 중요한 것은 추기경이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마저 웃으며 반겨 맞았다는 거죠. 또 누구보다 그들의 말을 경청하려고 노력한 분입니다.”(정 신부)
서울대교구는 16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천주교용인공원묘원에서 김 추기경의 6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도 14, 15일 명동대성당 주변에서 장기기증 희망 등록 캠페인을 펼친다.
마지막으로 지금 되새겨야 할 ‘김수환 추기경 정신’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마디로 인간 한사람, 한사람을 그대로 바라봐주는 인간애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 아니라, 품어주고 안아주고 말을 들어주는 ‘servant-leadership’, 섬김의 리더십이죠. 그런 지도자, 그런 큰 어른이 없으니 추기경이 더 그리워집니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