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올 시즌 최종 순위는 외국인 선수 산체스의 허리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항공도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가 팀 공격을 주도한다. 6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허리를 다치기 전까지 산체스는 799득점으로 득점 부문 3위를 달리고 있었다. 11일까지 팀이 시도한 2889번의 공격 가운데 산체스의 손에서 시작된 공격은 50%에 육박하는 1443번이었다.
산체스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6일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1-3으로 졌다. 산체스가 아예 출전하지 못했던 8일 현대캐피탈전에서는 0-3으로 완패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후 “에이스의 공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에 산체스를 출전시켰지만 다시 부상이 도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자부의 기업은행 역시 에이스 데스티니의 부상 때문에 고민이다. 데스티니는 지난 달 14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기업은행은 이후 1승 3패로 흔들리고 있다. 한때 선두권을 위협했지만 이제는 4위 흥국생명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데스티니는 17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 다시 출전할 예정이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한 달 가까이 제대로 훈련을 하지 않아 얼마나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