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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학교공간이 넓어지니 마음까지 활짝”

입력 | 2015-02-13 03:00:00

충남대 ‘병원학교’ 증축 개관식… 교실 2개로 늘며 학생들 웃음꽃




“공간이 넓어지니 마음까지 툭 트이는 것 같아요.”

충남대병원에서 암 투병 중인 초등학교 3학년 A 양(9)은 12일 “‘병원학교’가 병실 이외에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공간인데 그동안 비좁아 속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충남대병원 격리병동에 조그만 학교가 있다. 암과 투병하는 초중고교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는 ‘병원학교’다. 대신초등학교와 충남대병원이 학교 운영을 맡고 초등학생은 대신초등학교 강슬기 교사가, 중고교 수업은 봉사를 자원한 퇴직 교사들이 맡고 있다. 여기서 하루 2시간을 공부하면 학업을 이수한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2인실 병실을 개조해 2006년 개원한 병원학교는 늘 비좁았다. 학업을 놓지 않겠다는 학생 환자가 점차 많아져 올해 신학기 기준으로 17명(초 7, 중 4, 고 6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또 초중고교의 각종 교구와 교재가 교실을 채우는 바람에 칠판은 걸어 놓을 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아 이동식을 사용해야 했다. 링거를 맞으면서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몇 명만 들어가도 교실은 서로 비켜 가기조차 어려웠다.

좀 더 넓은 공간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소망은 마침내 이뤄졌다. 4개월여간의 증축 공사를 거쳐 9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김봉옥 충남대병원장, 송권석 대신초등학교 교장, 길홍량 병원학교 명예교장(소아청소년과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증축 개관식이 열렸다. 교실이 1개에서 2개로 늘어나면서 36m²에 불과했던 면적은 88.8m²로 커졌고 별도의 상담실도 갖췄다. 공간이 비좁아 한쪽에 기둥처럼 쌓아두었던 책들도 찾아보기 좋게 펼쳐 놓을 수 있게 됐다. 1억1500만 원의 증축 공사비용 가운데 충남대병원이 8500만 원을, 시교육청과 대신초등학교가 2000만 원을 냈고 일부 기업이 후원했다. 강 교사는 “교실이 적어 수업 일정이 빡빡한 경우 단축수업이 불가피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전체가 참여하는 예능수업이나 생일파티도 가능해졌다”며 “학생들의 기쁜 마음이 쾌유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