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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대학생존 열쇠는 실력… 토론식 교육 정착시킬 것”

입력 | 2015-02-13 03:00:00

차인준 인제대 총장 강조




10일 경남 김해시 인제대 본관에서 차인준 총장이 대학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인제대 제공

각 대학이 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구조 개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가 8월 발표할 ‘대학 평가’ 때문이다. A∼E등급 중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입학 정원이 달라진다.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대학 형편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차인준 제6대 인제대 총장(64)은 대학이 구조 개혁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간단한 해답을 내놨다. 그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학생이 공부를 많이 하는 대학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 기준에 맞춰 대학 개혁의 목표와 전략이 정해져야 한다는 것. 차 총장은 “해외 우수 대학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학습량에도 강의를 듣고 무난히 졸업할 수 있는 현 구조가 대학 경쟁력을 갉아먹는다”고 비판했다.

차 총장은 서울대 의대를 나오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인제대 의대 조교수로 인연을 맺은 뒤 기획실장 교학부총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약리학 분야의 권위자로 2008년 대한약리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총장에 취임했다.

인제대는 학생의 학년별 학업 성취도를 교수가 세밀하게 검토해 지도할 수 있는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토론식 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차 총장은 “학생들이 인제대가 가진 모든 지적재산을 ‘흡수’(그는 ‘빼앗아 간다’고 표현했다)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게 총장과 교수, 교직원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차 총장은 ‘기본에 충실한다’는 전제 아래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특성화 전략을 소개했다. 우선 인제대는 의료와 의생명(醫生命) 공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대학을 꿈꾸고 있다.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수(5개)의 종합병원을 보유한 만큼 인프라가 충분하고 교수 인력도 최고 수준이라는 것. 차 총장은 “새로운 융합학문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선 학과를 백화점식으로 두는 것보다 기존 학과를 조정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제대는 1998년부터 의용공학부 생명과학부 식품생명학부 보건안전학부 등으로 구성된 전국 유일의 ‘의생명공학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분야는 비교 우위가 높은 만큼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다른 대학에 비해 앞서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학대 경영대 등은 지역 연계 특성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인제대는 경남 김해지역 회사 800곳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다. 차 총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프로젝트 태스크포스를 꾸려 모두 13개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단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10조 원이 넘는 R&D 분야 국가 사업비를 선점하고 ICT 기업 측에 기초 학문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또 인제대는 지난해 ‘지방대 특성화를 위한 사업(CK사업)에 정치외교학과의 ‘제4섹터+α 신공공분야 지역인재 양성사업단’과 특수교육과의 ‘지역사회 취약계층 교육·복지 지원인력 양성사업단’이 선정되는 등 지역을 토대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차 총장은 대학 구조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구조 개혁 과정에서 통·폐합되거나 퇴출되는 학과의 교수와 교직원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부와 대학이 공동으로 구조조정 기금을 조성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이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달라고 부탁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