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대집행 정지 신청 기각
법원이 서울 강남구 판자촌 ‘구룡마을’ 내 주민회관에 대해 “강남구의 철거를 계속 중단할 필요가 없다”며 강남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강남구는 14일부터 주민회관에 대한 철거를 할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박연욱)는 13일 구룡마을 땅주인들로 구성된 ㈜구모가 서울 강남구를 상대로 낸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주민회관 철거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주민회관 건물이 6일 강남구의 철거로 인해 이미 사회통념상 건물로 보기 어려워 (건물 유지를 위해) 처분을 취소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며 “건물을 현재 상태로 유지할 경우 주민들의 신체나 재산,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강남구는 6일 법원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철거 작업에 나섰다가 이 사실을 안 법원에서 “1주일간 철거 작업을 잠정 중단하라”는 결정을 받았다. 당시 중장비를 동원한 2시간여의 철거 작업으로 건물 대부분이 훼손돼 뼈대만 남았다. 강남구는 이후 법원 결정을 의식한 듯 주민회관에 있던 고급 돌침대와 외제양주, 골프채 등 호화 물품을 공개하며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