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노사정 대표들과의 오찬에서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청년 일자리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 경제 재도약과 사회통합도 안 된다”며 3월까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대타협을 당부했다. 네덜란드 등 선진국도 노사정 대타협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때 노사 지도자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도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심한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를 이대로 놔둘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 수는 전체 근로자의 10.3% 정도다. 시간당 임금수준은 대기업 정규직을 100으로 볼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5.6 수준이고, 중소기업 정규직은 53.8, 비정규직은 36.7에 불과하다.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도 세계 최하위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동시에 노조의 힘이 센 대기업 정규직 과보호를 줄이지 못하면 노동개혁은커녕 기업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노사 대표에게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면 해낼 수 있다”며 대화와 타협의 리더십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런 리더십은 대통령부터 발휘해야 한다. 네덜란드와 독일처럼 1990년대 이후 노동개혁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 낸 국가들은 모두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공했다. 2003년 노동유연성을 대폭 키운 ‘어젠다 2010’을 시행하다 2005년 정권까지 잃었지만 오늘날 ‘독일 경제를 구한 리더’로 평가받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