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깜언’을 쓴 김중미 씨
그는 “13년이란 시간이 그다지 오랜 시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마흔이 될 때까지 도시내기로 살았기 때문에 농촌의 삶에 대해, 자연에 대해 제 스스로 더 가까워지고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눈으로만 훑어본 모습이 아닌, 몸으로 겪어내 소설을 쓰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뜻으로 들렸다. 인천 만석동을 배경으로 한 김 씨의 유명한 전작 ‘괭이부리말 아이들’ 역시 만석동에 거주한 지 13년이 지나서야 쓸 수 있었다고 작가가 밝힌 터다.
구제역으로 가축을 도살처분해야 하는 등 농부로 살아가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아이들 역시 불확실한 농촌의 미래에 막막해하지만, 작가가 말하려는 것은 결국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의 소중함’이다.
주인공인 유정이에게 특히 마음이 간다는 작가는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도, 혼자 성숙해질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유정이는 가족과 마을 공동체 속에서, 그리고 그 공동체를 있게 하는 자연 속에서 성장해 간다”면서 “아이가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유정이를 통해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농촌은 TV의 리얼리티쇼 프로그램 무대로도 많이 등장한다. TV 속 농촌은 재미있고 평화롭게 보이지만, ‘모두 깜언’의 농촌 현실은 팍팍하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농촌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농촌의 삶과는 동떨어져 살고 있어 낯설게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다만 농촌이든, 어촌이든, 도시든 오늘을 살아내는 청소년들은 별다르지 않다는 것,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