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광석 참존 회장 “남들과 다른 청개구리 정신이 경쟁력”

입력 | 2015-02-16 03:00:00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 진출




13일 참존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광석 회장은 “앞으로 모든 제품에 청개구리라는 문구를 넣는 등 청개구리 정신을 다시 살리겠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토종 화장품 기업 참존은 매출 규모 세계 1위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신규 사업자 입찰에서 중견·중소기업에 할당된 네 구역 가운데 ‘알짜’인 화장품·향수 구역 사업권을 따냈다. 면세점 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낙찰 경쟁을 벌였던 동화면세점이나 엔타스듀티프리와 달리 참존은 면세점 운영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면세점 사업자가 된 게 좀 의외죠? 그게 바로 참존의 ‘청개구리 정신’입니다.”

13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참존그룹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김광석 회장(76)은 자신만만해했다. 그는 “면세점 사업을 통해 ‘참존의 2막’을 열겠다”고 말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청개구리 정신은 참존의 기업철학이다. 참존은 1990년대 초반 상식을 뒤집고 청개구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화장품 광고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면세점에서 우리 제품을 팔면 사실상 수출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죠. 한국을 찾은 전 세계인에게 참존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인데 좀 남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그래도 무리해서 돈을 쓰긴 했어요. 허허.”

이번 입찰에서 참존은 업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2000억 원의 응찰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인천공항 진출을 발판삼아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에도 도전장을 낼 생각이다. 현재 입지를 물색 중이다.

20년간 시내와 기내 면세점에서 제품을 팔아온 경험을 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참존 화장품은 1994년 아시아나항공 기내 면세품으로 선정된 이후 대한항공, 중국 항공사 등의 기내 면세품으로도 채택됐다. 현재 국내 면세점 11곳과 해외 4개 면세점에 입점했다.

참존은 그동안 여러 고비를 극복하며 성장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는 값비싼 수입 화장품을 대신해 기내 면세품에 채택되며 매출이 올랐다. 하지만 저가(低價) 브랜드숍 등에 밀리면서 2006년부터 5년간 매출이 500억 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일본과 중국에서 화장품 한류가 불면서 2011년부터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참존의 매출은 지난해 8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현지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가 선정하는 베스트셀러에 참존 제품이 뽑혔고, 중국에서는 ‘짝퉁’ 참존 화장품이 등장했다. 참존은 지난해 우즈베키스탄과 요르단 등으로 해외 시장을 확장해 현재 11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면세사업과 해외 온라인 판매 등 두 가지 부분에 더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재 참존의 모든 제품에 자신의 얼굴사진과 사인이 들어간 품질보증서를 넣고 있다. 보증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승자에게 뜨거운 박수가 있듯이 명품에는 고객의 찬사가 있습니다. 써 본 사람은 다 좋다고 하고, 나도 써보고 그렇게 느끼며, 자신 있게 남에게 권하는 세계 제일의 명품을 만들겠습니다. 창업주 김광석.’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