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와 사회적 지위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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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는 사회적 지위를 암시하기도 한다. 캐나다 맥마스터대의 오코너 교수팀은 2014년 목소리와 사회적 지위 간 관계를 조사했다.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는 위압감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중저음을 가진 사람은 체구도 클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도 높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오코너 교수팀의 연구 결과 여성들은 목소리가 중저음인 남성이 고음인 남성에 비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애버딘대 스미스 교수팀의 경우 2012년 남성 목소리에 대한 여성의 반응을 추적 조사하기도 했다. 특히 남성의 목소리와 여성의 기억 간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목소리가 단순히 우성 유전자의 지표일 뿐 아니라 배우자 선택에서 중요한 기준임을 검증하려 했다. 이를 위해 각각 중저음과 고음의 목소리를 지닌 남성이 물건 이름을 읽은 내용을 녹음한 뒤 이를 들은 여성이 얼마나 기억하는가를 조사했다. 실험 결과 여성은 중저음의 남성이 말한 물건 이름은 많이 기억했지만(평균 84.7%), 고음의 남성이 말한 물건 이름은 상대적으로 적게 기억했다(평균 77.8%). 연구팀은 추가로 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높이거나 낮추면 여성의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남성의 목소리를 높일 때(평균 79.3%)보다 낮출 때(평균 86.4%) 더 많은 물건 이름을 기억했다. 한마디로 여성은 남성의 중저음 목소리에 큰 매력을 느낀다.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냥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그냥이라고 무심코 넘겼던 요인 중 하나가 목소리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허행량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