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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간접투자 金부장 웃고… 아파트 산 李대리는 울고

입력 | 2015-02-16 03:00:00

[주요 자산 투자수익률 분석]
본보-현대경제硏, 2009~2014년 연평균 수익률 살펴보니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아울렛 강남점의 소유주는 ‘뉴코아강남CR(기업구조조정)리츠’다. 리츠에 참가한 투자자들이 매년 뉴코아아울렛으로부터 받는 배당수익률은 투자금 대비 약 20%다. 다른 투자 상품에서 기대하기 힘든 높은 수익률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투자시장의 승자는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부동산펀드, 주식형펀드 등 자산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15일 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9개 주요 투자 대상 자산의 2009∼2014년 연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수익률 1∼3위를 리츠(11.1%), 부동산펀드(10.0%), 주식형펀드(9.4%)가 차지했다. 코스피(4.9%), 회사채(4.1%), 채권형펀드(3.8%), 정기예금(3.6%), 국고채(3.3%), 주택(아파트 단독주택 등·2.0%)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국내 자산투자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집과 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직접투자’가 높은 성적을 거뒀다면 이후에는 안정성이 높은 ‘간접투자’가 더 효과적인 투자 수단이 됐다는 것이다.

○ 부동산시장, 직접→간접투자로

수익률 1위인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되돌려주는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이다. 드라마 ‘미생’의 촬영지였던 서울 중구의 ‘서울스퀘어’, 종로구의 ‘그랑서울’ 등 일부 대형 건물의 주인도 리츠다. 이 건물에 입점한 상점이나 회사들은 리츠에 임차료를 내고, 리츠는 그 수익을 개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98개 리츠가 총 15조 원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기관투자가가 대부분이었던 리츠 투자자들이 최근에는 개인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이 지난달 28일 판매해 1주일 만에 200억 원어치를 판 ‘공공임대리츠 3호 유동화증권’에는 개인이 각각 5000만∼10억 원까지 투자했다.

리츠와 달리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부동산펀드는 리츠와 비슷한 구조로 운영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펀드는 2005년부터 연평균 31%씩 성장하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리츠, 부동산펀드는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높은 상업용 부동산 중 알짜를 골라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었다”며 “안정적으로 현금을 받을 수 있어 은퇴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도, 직접→간접투자로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주식형펀드나 코스피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장기로 보면 정기예금 수익률보다는 그나마 나았다. 주식형펀드의 수익률(9.4%)은 코스피 수익률(4.9%)의 갑절 수준이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전문적인 리서치 조직이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 주식에 투자할 때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다”며 “개인보다 장기 보유해 매매 때 붙는 거래세 부담이 적은 점도 수익률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정기예금 수익률(평균금리 인상률)은 3.6%였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 속에 1%대 금리의 정기예금이 등장하고 있어 수익률 하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바뀌는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간접투자 상품이 더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반인이 전문가만큼 부동산, 주식 등에 대한 투자정보를 많이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에서 간접투자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개인이 리츠나 부동산펀드에 소액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는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또 부동산은 다른 자산과 달리 직접 소유하려는 ‘심리’가 강한 점도 걸림돌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간접투자 상품의 ‘선수’가 바뀌는 추세다. 한때 간접투자 상품의 ‘대명사’ 격이었던 주식형펀드 대신 두 가지 정도의 종목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 미리 설정한 조건보다 나빠지지 않으면 약속된 금리를 지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ELS 투자금액은 71조7967억 원으로 주식형펀드 설정액(약 69조 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바뀔 경우 직접 투자가 유리해질 수 있으므로 투자 환경과 수단의 균형을 찾는 게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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