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자산 투자수익률 분석] 본보-현대경제硏, 2009~2014년 연평균 수익률 살펴보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투자시장의 승자는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부동산펀드, 주식형펀드 등 자산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15일 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9개 주요 투자 대상 자산의 2009∼2014년 연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수익률 1∼3위를 리츠(11.1%), 부동산펀드(10.0%), 주식형펀드(9.4%)가 차지했다. 코스피(4.9%), 회사채(4.1%), 채권형펀드(3.8%), 정기예금(3.6%), 국고채(3.3%), 주택(아파트 단독주택 등·2.0%) 등이 뒤를 이었다.
○ 부동산시장, 직접→간접투자로
수익률 1위인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되돌려주는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이다. 드라마 ‘미생’의 촬영지였던 서울 중구의 ‘서울스퀘어’, 종로구의 ‘그랑서울’ 등 일부 대형 건물의 주인도 리츠다. 이 건물에 입점한 상점이나 회사들은 리츠에 임차료를 내고, 리츠는 그 수익을 개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98개 리츠가 총 15조 원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기관투자가가 대부분이었던 리츠 투자자들이 최근에는 개인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이 지난달 28일 판매해 1주일 만에 200억 원어치를 판 ‘공공임대리츠 3호 유동화증권’에는 개인이 각각 5000만∼10억 원까지 투자했다.
리츠와 달리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부동산펀드는 리츠와 비슷한 구조로 운영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펀드는 2005년부터 연평균 31%씩 성장하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리츠, 부동산펀드는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높은 상업용 부동산 중 알짜를 골라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었다”며 “안정적으로 현금을 받을 수 있어 은퇴자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주식형펀드나 코스피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장기로 보면 정기예금 수익률보다는 그나마 나았다. 주식형펀드의 수익률(9.4%)은 코스피 수익률(4.9%)의 갑절 수준이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전문적인 리서치 조직이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 주식에 투자할 때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다”며 “개인보다 장기 보유해 매매 때 붙는 거래세 부담이 적은 점도 수익률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정기예금 수익률(평균금리 인상률)은 3.6%였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 속에 1%대 금리의 정기예금이 등장하고 있어 수익률 하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바뀌는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간접투자 상품이 더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반인이 전문가만큼 부동산, 주식 등에 대한 투자정보를 많이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간접투자 상품의 ‘선수’가 바뀌는 추세다. 한때 간접투자 상품의 ‘대명사’ 격이었던 주식형펀드 대신 두 가지 정도의 종목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 미리 설정한 조건보다 나빠지지 않으면 약속된 금리를 지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ELS 투자금액은 71조7967억 원으로 주식형펀드 설정액(약 69조 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바뀔 경우 직접 투자가 유리해질 수 있으므로 투자 환경과 수단의 균형을 찾는 게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