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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 중국사 외국전 8년만에 완역 출간

입력 | 2015-02-16 03:00:00

주변국에 대한 中의 편견 드러내… 동북공정에 맞서 학문적 논리 구축




동북아역사재단이 8년 만에 최근 완역해 발간한 ‘중국 정사 외국전 역주’ 시리즈 23권.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동북아역사재단이 중국 정사(正史)에서 주변 이민족에 대한 기록만 따로 정리한 외국전(外國傳)을 8년 만에 완역해 최근 발간했다. 중국 정사 외국전을 번역해 역주 작업까지 마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라고 재단 측은 밝혔다. 정사란 중국 역대 왕조가 편찬한 역사서를 말한다.

이번 외국전 번역은 한나라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부터 청나라 때 펴낸 명사(明史)에 이르기까지 총 22종의 중국 역사서를 아우른다. 외국전에서 다루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류큐왕국(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투르키스탄, 티베트, 이란, 몽골까지 다양하다.

우리 정사를 다른 나라에서 오랜 기간 번역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우리 역사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주는 만큼 고맙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왜 그랬을까’라는 의구심부터 드는 게 당연할 것이다.

더구나 20명이 넘는 학자를 대거 투입해 사업을 추진한 곳이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항해 우리 정부가 2006년에 설립한 학술기관이다. 다시 말해 양측의 역사 왜곡에 맞서 우리 측의 학문적 논리를 체계적으로 세우는 곳이라는 얘기다.

이번 중국 정사 외국전 발간은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정사의 특성상 역대 중국 왕조 특히 한족의 주변 민족에 대한 시각 내지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당대 중국이 통제하지 못한 지역에 대해서도 마치 영토로 취급하거나, 타국의 상인이 오면 으레 조공 외교로 취급하는 태도가 중국 정사에서 보인다는 것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정사 외국전 사업을 통해 동북공정에 대한 깊이 있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번역 작업에 참여한 하원수 성균관대 교수는 “외국전은 역대 중국 왕조가 주변국을 어떻게 인식해 왔는지를 살펴볼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