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순간 담배 생각… ‘국민과의 약속’이 버티는 큰 힘
특히 최근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폭행사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백지화 논란 등 마음이 무거운 일들을 겪었다.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도 적지 않았다. 아침에 신문을 펴거나, 직원들의 보고를 받고 있으면 순간적으로 담배 생각이 먼저 났다.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생각에 초조해지기도 했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담배에 대한 욕망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이 모든 걸 견디게 해준 건 아마도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무게감일 것이다. 가끔은 ‘족쇄’처럼 느껴지는 이 약속은 금연을 이어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국민에게 금연 사실을 알리고 동아일보에 이렇게 정기적으로 내 금연일기를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을 것이다. 금연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그래서 국민께 감사하다.
하지만 중동 출장은 보람된 여정이 될 것 같다. 모래바람을 뚫고 의료 한류의 세계 진출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과 설을 보내면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출장길에는 면세점 담배 코너에 들러 판매량 변화 등을 꼭 살펴보려고 한다. 중동은 비교적 술과 담배에 제약이 많은 지역인데, 이런 분위기가 금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출장에서 돌아와서는 충남 천안 공원묘지에 계신 아버지께 꼭 들를 생각이다. 고혈압이 심했던 아버지는 생전 “담배를 끊어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내 건강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 생전 담배를 끊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이번 기회에 당당하게 아버지 앞에 찾아가 “담배 끊었습니다”라며 인사드리고 싶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