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연장 안하면 23일 만료”… 韓정부 “아직 양측 협의 진행중”
일본 정부가 이달 23일 만료되는 한국과의 100억 달러(약 11조30억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양국 간 정치 갈등이 경제 사안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리실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고집 싸움이 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주 중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통화스와프는 양국 중앙은행이 필요할 때 약속한 통화를 융통해주는 시스템으로, 금융위기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 성격이다.
이번에 한일 통화스와프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 2001년 시작된 한국과 일본의 통화스와프 협력은 14년 만에 중단된다. 양국 간 통화스와프는 2001년 7월 20억 달러로 시작돼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에는 700억 달러까지 규모가 확대됐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15일 “아직 양측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지만 어느 한쪽이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한 남은 100억 달러 계약은 연장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2012년 12월 출범 이후 “한국이 먼저 연장을 요청해야 연장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은 한국의 대일 강경 자세를 견제하려고 통화스와프를 정치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 “통화스와프는 호혜적인 거래로 한쪽이 요청하기보다는 상호 합의에 의해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이 3621억9000만 달러에 이르는 만큼 이번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