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대전충청취재본부장
최근 대전의 한 여성 기업인이 한 말이다. 대전시가 시 홍보지 ‘이츠 대전’의 올해 편집 및 디자인을 특정 여성 기업인 업체와 수의계약하려 하자 해당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업체 선정의 객관적 기준도, 투명한 절차도 없고 방법도 납득이 안 간다는 이유다.
시가 계약을 추진하는 업체 대표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때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자 선거캠프에 자주 얼굴을 드러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전시는 이 업체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여성 기업인 업체 우대’ 등을 언급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만 하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일을 하는 여성 기업인 업체가 대전에만 30개도 넘는다. 업체 관계자들은 “꼭 봐주려면 절차나 제대로 밟으면서 할 것이지 너무 노골적인 것 아니냐”며 “선거 측근 한 명을 챙기기 위해 지역 경제인 30명의 사기를 꺾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 이번에도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이춘희 세종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업체와 관계자들이 ‘독식’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한다. 축제 전문가들은 “거론되는 업체는 축제를 한 번도 대행해본 경험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거 측근을 챙기는 것은 그러지 않은 대부분의 시민이나 업체에 대한 협박이나 마찬가지”라고까지 했다. 풀어보자면 “앞으로 진행될 선거에서 도움을 주면 혜택을 주고, 그러지 않으면 ‘국물’도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협박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실무자들도 윗사람 눈치만 보며 설득력 없는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다. 그러면서도 “그놈의 선거가 뭔지…”라며 ‘뒷담화’나 하는 걸로 만족하는 듯하다. 지역 살림을 책임지는 단체장과 공무원들은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으면 한다.
이기진·대전충청취재본부장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