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이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시작했다. 양 감독은 “훈련한 만큼 실전에서 성과를 보여라”는 말로 주전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스포츠동아DB
■ LG, 2차 캠프 화두는 ‘옥석가리기’
임지섭 제구 안정적·박지규 수비력 향상
문선재·김용의·장진용 등 신예들도 성장
2차 캠프에선 연습경기 통해 선수들 점검
양 감독 “상황에 맞는 타격·투구가 잣대”
LG가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차렸다. LG 양상문 감독은 “1차 캠프의 성과는 훈련강도가 꽤 셌음에도 부상자 없이 마쳤다는 점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다”고 평가했지만 “2차 캠프부터가 진짜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실전에서 보여줬으면 한다”고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양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을 자주 언급했다. LG 주전 선수층은 견고하다. 반면 백업층은 약하다. 주전이 빠졌을 때 자리를 메울 선수들의 실력 향상이 우선과제였다. 1차 캠프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집중 조련했다. 양 감독은 “문선재, 김용의, 장진용, 유경국, 유강남 등 신진파들이 빠르게 성장해준 게 고무적이다”며 “코치들도 ‘이렇게까지 실력이 좋아질지 몰랐다’고 얘기할 정도다”고 성과를 말했다. 양 감독은 투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인 임지섭과 박지규의 발전상도 만족스러워했다. 임지섭은 “제구력이 아주 좋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이전과 달리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고, 박지규는 “타격도 좋아졌지만 유지현 (수비)코치에게 집중적으로 훈련을 받고 수비가 한층 나아졌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양 감독이 이토록 젊은 선수들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주전 뒤를 맡아줄 이들이 성장해야 진짜 강팀이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양 감독은 “올해는 144경기를 뛰어야하기 때문에 선수층이 두꺼워야한다”며 “젊은 선수들이 열의를 갖고 열심히 훈련해준 덕분에 1차 캠프를 만족스럽게 마쳤다”고 전했다.
● 2차 캠프? 이제부터가 진짜…“실전서 옥석 가린다”
인재가 많아지는 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1군 엔트리는 한정돼 있다. 양 감독도 “1차 캠프 성과는 만족하지만 2차 캠프에서 훈련한 만큼 성과를 경기에서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다.
양 감독이 선수를 보는 기준은 홈런, 안타와 같은 보이는 숫자가 아니었다. 어차피 연습경기다. 보통 선수들은 개막에 맞춰 컨디션이 올리기 때문에 지금 상태는 의미가 없다. 양 감독도 “야구에 대한 태도를 보겠다”고 했다. 상황에 맞는 타격, 상황에 맞는 투구에 의미를 두겠다는 얘기다. 양 감독은 “빗맞아도 안타가 될 수 있는 게 야구다. 지금 홈런을 치고, 안타를 치는 건 중요하지 않다. 타석에서의 모습, 주자가 있을 때 어떤 식으로 타격을 하는지, 반대로 투수는 위기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해 공을 던지는지 지켜보겠다. 결과보다는 내용이, 내용의 질이 중요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지만 다 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신 가능성은 열려있다. 실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