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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펴 주심에…’ 판박이 단체문자, 역효과 불러

입력 | 2015-02-17 03:00:00

[설 연휴 달라진 新풍속]
받을 사람 이름-직급 넣어 구체적 감사표시를
좋은 안부문자, 나쁜 안부문자




유통업계에 근무하는 권모 씨(60)는 명절이면 50∼100개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대부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등이 적힌 의례적인 단체 문자다. 권 씨는 “개인적으로 보낸 문자를 받을 땐 기분이 좋지만 이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불변의 법칙’의 저자 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단체 문자는 아무리 날아들어도 받는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다. 수백 명 중에 한 명으로 끼워서 보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같은 문자 내용이라도 상대에게 관심을 끌고 감동을 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이 상대방과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문자를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강 교수는 “평소 고마웠던 점을 구체적으로 써서 보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 위로 전화를 해줘 감사했다’고 하는 식이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이면 좋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상대의 이름과,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점을 넣는 게 좋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막내까지 대학에 입학했으니 이제 군대 간 큰아들만 제대하면 되겠어요’라고 하는 식이다.

상대방에게 맞는 정확한 호칭과 표현도 필수다. 직급이 틀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보내기 직전에 오타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모티콘을 불필요하게 많이 쓰면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다. 다만 상대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면 이목을 끌고 기억에 남게 할 수 있다. 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은 “나이 많은 상대에게는 점잖게 보내는 것도 좋지만, 여성들끼리는 하트를 메시지에 붙여서 보내면 정감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문자는 명절 전날 보내는 게 좋다. 강 소장은 “설날 당일에 문자를 받으면 사람이 긴장하게 된다. 또 설이 지나서 보내면 잊었다가 ‘아차’ 싶어서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이 생각난다고 해서 아무 시간대나 문자를 보내는 것은 금물이다. 공문선 커뮤니케이션클리닉 원장은 “저녁 늦게 보내면 오해를 살 수 있고, 회의시간 등 바쁜 시간대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사람들은 식사 후에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점심식사 후(오후 1∼2시)나 저녁식사 후(오후 7∼8시)에 보내는 게 좋다.

편지처럼 긴 메시지나, 몇 분 동안 시청해야 하는 동영상을 보내는 식으로 안부를 묻는 것은 좋지 않다. 안부 문구는 휴대전화 화면에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강 소장은 “문자는 휴대전화 화면에 한번에 담기는 정도가 적당하다. 화면을 넘기면서까지 봐야 하는 안부 문자는 다들 불편해한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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