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도 각료급 행사 60國참석… 중동에 한국인 2만5000명 거주 적극적 참여 부담… 직급 낮춰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이 미국 주도로 열리는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고위급 회의’ 참석을 위해 18일 미국을 방문한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1월 프랑스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발생 이후 극단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백악관 주도로 열리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사회를 맡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60여 국가와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각료급 행사 대표를 장관이 아닌 차관으로 직급을 낮춰 참석시키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 회의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외국인테러전투원(FTF)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처럼 한국이 극단주의에 차분한 대응 기조를 택한 것은 현실적인 위험 요소 때문이다. 올 초 김모 군이 터키를 거쳐 IS에 자진 합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인 ‘외로운 늑대’(자발적 지하디스트)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IS 세력권인 중동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2만5000명. 최근 IS가 공격한 미군 기지가 있는 이라크에만 한국 근로자 등 100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언제든 한국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IS 대응에 앞장서는 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