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6∼17일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새누리당이 34.7%, 새정치민주연합이 33.8%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 창당 이후 새누리당과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따라붙은 건 처음이다. 리얼미터 측은 “2·8전당대회 효과와 이완구 국무총리 지명 후폭풍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로 뽑힌 데다 이 총리가 상처 속에 국회 임명동의안 투표를 간신히 통과한 덕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문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는 국민통합 행보를 보이고, 새정치연합이 총리 인준안 표결이라는 국회 절차를 따른 것도 평가에 일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정부와 여당의 실정(失政)이다. 지난해 말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다시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와 소통 문제에다 연말정산 파동과 증세-복지 논란 등 정책 난맥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 설 연휴 밥상머리 여론에서도 확인됐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경제부터 살리는 게 최고라고 여기는 국민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야당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 대표는 8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를 계속 파탄 낸다면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경제 살리기 법안으로 요청한 30대 법안 가운데 국회에 남아 있는 12개 법안에 대해 “의료영리화법, 카지노활성화법 등 5대 입법은 공익과 부합하지 않고 동네 상권을 죽이는 비정상적인 법”이라며 “더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며 대립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