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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3억원’ 꿈의 복싱 대결

입력 | 2015-02-22 03:00:00

메이웨더 주니어 vs 파키아오 5월 美서 ‘21세기 빅매치’




메이웨더 주니어, 파키아오

1970년대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 1990년대 마이크 타이슨과 에반더 홀리필드의 대결에 맞먹는 세기의 복싱 대결이 성사됐다. 21세기 꿈의 대결이다. ‘천재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가 5월 2일(현지 시간) 맞붙는다. 맞대결 장소는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 특설링으로 알려졌다.

아직 양측에서 공식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메이웨더는 21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파키아오와 맞붙기로 합의한 계약서 마지막 페이지를 공개했다. 이 페이지에는 두 선수의 사인이 보인다. 메이웨더는 “나는 팬들에게 이 경기를 성사시키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을 지켰다. 역사를 쓰겠다. 절대 놓치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메이웨더와 파키아오는 현재 세계 프로복싱 전 체급을 통틀어 가장 각광받는 복서다. 둘은 세계 웰터급 타이틀을 양분하고 있다. 현재 세계권투평의회(WBC) 웰터급과 슈퍼웰터급, 세계권투협회(WBA) 웰터급과 슈퍼웰터급 등 4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메이웨더는 47승(26KO)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메이웨더는 지금까지 라이트급, 슈퍼페더급, 슈퍼라이트급, 웰터급, 슈퍼웰터급 등 5체급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면서 최강 복서로 군림하고 있다.

파키아오는 현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으로 8체급에서 타이틀을 석권한 강자다. 전적은 64전 57승(38KO) 2무 5패. 필리핀의 현직 하원의원이면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다.

두 복싱 천재의 맞대결은 2009년부터 추진돼 왔다. 하지만 양측이 도핑 검사 방식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성사 직전에 번번이 무산됐다. 메이웨더는 올림픽 수준의 혈액 검사를 요구했고, 반면 파키아오는 개인적인 징크스를 이유로 경기 직전 피를 뽑을 수는 없다고 맞서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 이번에 두 선수가 합의한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메이웨더가 한 방송에서 “2015년 5월 라스베이거스에서 붙자”고 도발하면서 그동안 진전이 없던 둘의 대결이 다시 추진됐다. 이후 파키아오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결국 세기의 대결이 성사됐다. 이번 맞대결은 WBC 웰터급과 WBO 웰터급, WBA 슈퍼웰터급 등 3개 타이틀이 걸려 있는 통합 타이틀전으로 치러진다.

두 선수의 대전료는 약 2억5000만 달러(약 2763억 원)로 추정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6일 “메이웨더와 파키아오가 이미 대전료가 2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메이웨더는 2012년과 2013년 미국 스포츠스타 1년 수입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단 두 번의 경기로 9000만 달러(약 995억 원)를 벌어들였다.

현존하는 복싱 최고 영웅들의 맞대결에 지구촌 복싱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역대 유료 시청 수입 최고액(370만 달러), 방송 중계권 판매 최고 수익(1억5000만 달러), 입장료 최고 수익(2000만 달러) 등 프로 복싱 관련 기록이 대거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