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설 민심] 지역구 의원들이 전하는 민심 “젊은이들 ‘결혼 포기’ ‘못살겠다’ 아우성”
“젊은이들이 ‘우리 좀 살려주세요’라고 하소연하더라.”(야당 의원)
설 연휴 기간 지역구를 다녀온 여야 의원들이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민생 문제였다. 청년들의 일자리부터 연말정산, 보육, 복지 등을 망라했다. 특히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 정치권은 민생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많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불안’이라는 지적이 실감났다고 한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은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울면서 ‘자살하고 싶다’ ‘결혼을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고 했다”며 “이번 설에는 박근혜 정부와 사회안전망을 놓고 ‘위태롭다’고 보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도 “‘박 대통령이 서민의 고충에 눈길이나 돌릴까’라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싸늘한 설 민심을 전했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파문과 관련해 여야가 전한 민심은 엇갈렸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정부가 신속히 보완책을 제시한 건 잘한 일로 평가했다”며 “막상 연말정산을 한 뒤 비판적인 생각이 줄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반면에 내년 총선에 서울 강서을 지역 경선을 준비 중인 새정치연합 한정애 의원(비례대표)은 “정부가 내놓은 ‘연말정산 소급 적용’을 두고 ‘혹시 그냥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영남에선 크게 오른 담뱃값을 놓고 “기초연금으로 겨우 20만 원을 주면서 담뱃값을 올려 다 빼앗아 가는 것이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저가 담배 도입에 대해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연천)은 “건강을 위해서라며 담뱃값을 올릴 땐 언제고, 저렴한 대신에 건강에 더 안 좋을 싼 담배를 피우라는 건 ‘원칙 없는 행동’이라는 비난도 있었다”고 말했다.
배혜림 beh@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