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포츠 화면 촬영
기성용(26)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의 팀 역사를 새로 썼다.
기성용은 22일 영국 웨일스의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2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안방경기에서 0-1로 뒤진 전반 30분 왼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왼쪽에서 존조 셀비가 올린 크로스를 받아 방향을 살짝 틀어 놓으며 골망 오른쪽 구석을 흔들었다. 스완지시티는 후반 28분 바페팀비 고미가 역전골을 터뜨려 2-1로 승리했다.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셀비가 강력한 중거리 슛을 터트린 것이 고미의 머리를 맞고 골인됐다. 사실상 기성용과 셀비가 합작한 득점이었다.
기성용의 이날 득점은 여러 의미가 있다. 시즌 5호 골로 박지성(34)이 보유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선덜랜드 소속이던 지난 시즌의 4골(FA컵 1골 포함)을 뛰어 넘어 자신의 EPL 한 시즌 최다 골을 기록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한계에도 팀 내 득점 1위로 올라서게 됐다. 현지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동점골을 넣고 역전골에 기여한 기성용에게 양 팀 최고인 평점 8을 주며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했다. 경기 뒤 기성용은 “빅클럽을 이겼을 때의 느낌은 특별하다. 공이 왔을 때 골을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고 맨유를 상대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나에겐 믿을 수 없는 시즌이다”고 말했다.
이날 기성용은 골 못지않게 세리모니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골을 넣은 뒤 엄지를 입에 물고 빠는 기성용의 ‘젖병 세리머니’가 2013년 7월 결혼한 부인 한혜진의 임신을 알리는 세리머니였기 때문이었다. 어시스트를 한 셀비도 기성용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팀 동료들은 (한혜진의 임신 사실을) 모두 아는 것 같다’는 풀이도 곁들여졌다. 한혜진의 소속사는 이날 “임신한게 맞다”고 밝혔다. 기성용의 세리머니는 4년 전에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과의 경기에서 전반 패널티킥을 성공한 기성용은 ‘원숭이 세리머니’를 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며 겪은 인종차별에 항의한다고 기성용은 해명했지만 일본인을 비하하는 행동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