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이 소프트뱅크의 오 사다하루 회장을 놀라게 했다. 오 회장은 130km대의 낮은 구속에도 2년 연속 10승을 올린 유희관의 투구를 직접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제공|두산
구속 130km대로 소뱅전 3이닝 무실점…혀 내둘러
“130km로 2년 연속 10승? 그게 가능합니까?”
‘느림의 미학’을 마운드에서 실천하고 있는 두산 유희관(29)이 일본 야구의 거장까지 놀라게 했다. 소프트뱅크의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이 유희관의 투구에 혀를 내두른 채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3회에 유희관이 등장해 3자범퇴로 막아내자 약간 놀라면서 ‘저 공을 왜 못 치지? 운이 좋았나?’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4회부터는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5회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한 뒤에는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유희관을 바라봤다”고 귀띔했다.
두산은 미야자키에서 계속 일본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는 상황이라 때마침 일본어로 된 캠프 가이드북을 준비해갔다. 오 회장은 그 가이드북을 계속 들춰보며 유희관의 프로필에 더욱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유희관이 공을 던지는 동안 오 회장을 비롯한 소프트뱅크 관계자들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무척 뿌듯했다”고 전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