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용 앞두고 15명 후보 응모… 30년 현장떠난 親朴 前의원 포함
국립현대미술관 새 관장 선임이 임박하면서 수장 자리를 누가 맡게 될지 미술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이번 주 서류심사에 들어간다.
9일 마감한 공모 결과 김용대 전 대구미술관장(60), 김정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64), 김찬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위원(58), 유희영 전 서울시립미술관장(75), 윤진섭 호남대 미술학과 교수(60),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 대표(63), 최효준 경기도미술관장(63) 등 15명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서류전형으로 5명을 추려 면접을 실시한 뒤 최종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다. 신임 미술관장 인선은 이르면 3월 중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은 ‘친박 인사’인 김 전 의원이다. 그는 서울대 미대와 프랑스 파리대 대학원(미술사학)을 졸업한 ‘미대 출신 첫 국회의원’. 2009년 미래희망연대(당시 친박연대)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18대 국회에 진출한 뒤 2012년 합당으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소속이 됐다. 김 전 의원의 남편인 곽영훈 사람과환경그룹 회장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 김 전 의원은 1980년대 초 덕성여대 산업디자인학과 강사로 일한 뒤 미술계 활동과는 다소 거리를 둬왔던지라 일각에선 ‘정피아(정치권 출신 인사)’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술계 인사 몇 분의 권유로 응모하게 됐다. 정치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미술계의 여러 문제를 사회 각계와 원활히 협력하며 해결하고 싶어서였다. 괜한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3년 서울관 개관 이후 불거진 학연 위주 운영 논란 끝에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연구사 부당 채용 혐의로 지난해 10월 직위 해제되는 홍역을 겪었다. 그 뒤 윤남순 기획운영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장 공모 응모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고질적 인사 파벌 문제, 배타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 방식을 간파하고 개선할 수 있는 명망 높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