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입병력 등 밝히며 “떠나라” 압박… IS, 민간인 앞세워 끝까지 저항할 듯
‘모술 전투가 제2의 팔루자 전투가 될까.’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라크 내 최대 거점 도시 모술(인구 200만 명)에 대한 대규모 탈환 작전을 4월로 예고하면서 전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모술 탈환 작전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과 독일군 간 교전으로 200만 명이 사망한 스탈린그라드 전투나 2004년 미국이 이라크 알카에다(AQI)를 소탕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인 팔루자 전투보다 더 평화적인 방식이 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AQI는 IS의 전신이다. 언론은 또 오바마 행정부가 이례적으로 모술 탈환 작전의 시기와 투입 병력 등 군사정보를 자세히 공개한 것은 IS 무장대원들을 향해 빨리 모술을 떠나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투 개시에 앞서 적진을 분열시키려는 미국의 심리전이라는 것이다.
이라크군은 이런 종류의 시가전에는 경험이 별로 없다. 따라서 미군이 지상전에 투입돼 현장에서 이라크군을 지휘하거나 정밀 폭격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IS가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는 등 완강하게 저항할 경우 모술 전투는 ‘제2의 팔루자 전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군은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2004년 4월과 11월 반미 수니파 세력의 근거지였던 팔루자를 공략해 AQI와 치열한 시가전을 벌였다. 탱크와 전투기까지 동원한 결과 건물 4만 채 가운데 절반을 파괴시켰지만 희생이 너무 컸다. 미국으로선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전투로 기억된다.
설사 미군의 지원을 업은 이라크군이 모술을 손에 넣더라도 종파 갈등은 두고두고 미국을 괴롭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모술 주민의 대다수는 수니파인 반면 탈환 작전에 투입되는 이라크군은 압도적 다수가 시아파여서 치안 확보 과정에서 충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도적인 모술 작전계획 공개에 맞서 IS는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 군사조직 페슈메르가 대원 중 최소 21명을 참수했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최창봉 ceric@donga.com·이유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