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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불어불문학과, 한국 주목하는 아프리카 ‘프랑코포니’ 30개국 잡아라

입력 | 2015-02-23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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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와 주한코트디부아르대사관이 상호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촬영한 기념사진.

카페프랑코폰에 참석한 학생들이 주한프랑스대사관 어학담당관으로부터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아주대 프랑코포니사업단 제공.

아주대 불어불문과에서 운영하는 카페 프랑세에 즐기는 파티. 아주대 프랑코포니(프랑스어 구사자) 유학생과 한국인 재학생이 한데 어울려 언어와 문화를 서로 배우는 자리다. 아주대 프랑코포니사업단 제공.


프랑코포니를 품고 세계로

최근 수원의 아주대학 교내 다산관을 찾았다가 특별한 광경을 목격했다. 겨울방학 중인데도 건물은 학생들로 북적댔는데 모두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직접 진행하는 ‘프랑스어 집중캠프’에 참가한 재학생들이었다. 이것은 방학 중 ‘3주’동안 강도 높은 수업으로 프랑스어 구사능력을 단기간에 배가시키기 위한 무료 어학과외 프로그램. 지난해 2학기부터 이 학과에서 새로 시작한 ‘프랑코포니 지역전문가’ 양성과정의 기본프로그램이다.

‘프랑코포니’(Francophonie). 생소한 이 용어는 무슨 뜻일까? “프랑코포니는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 혹은 사람을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김용현 교수(불어불문학과)는 이 프로그램의 개발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나라나 지역에 대해 더 잘 알고 좀더 이해가 깊은 지역전문가를 키워내는 것입니다.”

지구상에서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삼고 있는 프랑코포니는 프랑스와 캐나다를 비롯해 모두 57개국. 그중 30개가 아프리카대륙, 그 중에서도 주로 서부와 북부에 몰려있다. 특히 북부 지중해안의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는 ‘마그레브’(Maghreb)라고 불리는 프랑코포니. 아프리카대륙 전체인구 중 8.9%를 차지한다. 대양주에도 몇 나라가 있는데 외교 국방 경제권을 프랑스정부가 행사하는 프렌치폴리네시아(남태평양의 타히티 등 섬 118개로 이뤄진 폴리네시안 국가)가 대표적이다. 뉴칼레도니아와 바누아투도 프랑코포니다.

“지난 10년간 지구촌에선 아프리카대륙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졌습니다. 가난과 내란에서 탈피해 자원부국으로 일어서면서지요. 그러면서 아프리카에서도 중산층이 늘어났고 지구촌에서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06년부터 아프리카를 상대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를 확대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11년에 낸 ‘21세기의 신대륙, 아프리카를 잡아라’는 보고서를 보면 지구촌의 새로운 추세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이런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고도경제성장의 모델로 비춰지면서 거꾸로 관심을 받는 주요국가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이들 국가들과 교류할 기회가 더욱 많아지고 있지요.”(김용현 교수)

정확한 지적이고 타당한 분석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프랑코포니 국가는 절반 이상 (57개중 30개)이다. 따라서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프랑스어 구사능력에 대한 수요와 요구는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주대 불어불문학과가 프랑코포니 지역전문가 양성과정은 바로 이같은 미래수요에 대한 예측에서 탄생한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멀티(Multi)형 인재를 원하지요. 그러니 프랑스어만 구사하며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안다면 그게 경쟁력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는 프랑스어 구사능력은 기본으로 갖추고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까지 깊은 멀티형 인재를 키워내려고 합니다. 그게 ‘프랑코포니 지역전문가’입니다. 재학 중에 자신이 설정한 프랑코포니 관심지역에 관해 다방면으로 공부해 지식을 쌓고 현장까지 체험한다면 프랑코포니 지역에 진출기업이나 관련기관에서 선뜻 채용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주대 불어불문학과장 박만규 교수의 설명이다.

프랑코포니 지역전문가 양성과정은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대학특성화 사업’(5년간 13억원 지원)으로 선정돼 현재는 ‘프랑코포니 전문인력 사업단’의 핵심사업이 됐다.
“이게 시작된 건 2012년입니다.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트랙’이었지요. 유럽과 북미(캐나다)를 아우르는 프랑코포니 지역전문가 양성과정과 달리 아프리카로만 국한했지요. 프로그램도 관련분야의 학과(정치외교 경제 국제통상 등)수업을 듣고 학점을 이수하는 정도였습니다. 그게 지역전문가 양성과정으로 업그레이드 되며 정교하고 수준도 높아졌습니다. ”

프랑코포니 지역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은 관련분야(정치 경제 통상 역사)학습과 교실 밖 체험(관심지역파견·소학회참여·인턴십)을 프랑스어 구사능력과 인문학적 소양(불어불문)배양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5단계 융·복합트랙이다. 1단계는 입학 즉시 ‘프랑코포니 관심지역’ 선택. 이후엔 졸업 때까지 ‘관심지역 소학회’ 활동을 통해 선택지역을 연구하고 거기서 습득한 지식과 정보를 ‘e-포트폴리오’(온라인 저장사이트)에 올려 축적하며 평가받는다. 학과는 그런 지식과 정보, 이해를 ‘관심지역 파견’을 통해 더욱 값지게 만들어준다. 마지막 5단계는 인턴십 프로그램. 직접 실무를 체험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프랑코포니 지역전문가’로서 기본소양과 실무능력을 갖추도록 해준다.

물론 이 과정에서 프랑스어 구사능력을 키우는 것은 필수과제. 그걸 위해 방학 중에는 ‘현지파견 교육’을 실시하는데 올 겨울방학 중엔 불어불문학과 학생 10명이 박만규 교수(프랑코포니 전문인력양성사업단장)를 따라 아프리카 서부의
가봉(2월7-18일)을 찾았다. 이들은 오마르 봉고 대학과 은콕경제자유지구 및 국립박물관 등을 방문했고 활동상이 지역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프랑코포니 사업단에서는 관심지역 외국대학에 유학하는 ‘해외현지 몰입교육’도 병행한다. 아주대와 협력관계를 맺은 28개 프랑스어권의 대학교다. 아주대와 프랑스의 인연은 오래고 깊다. 아주대는 1970년대 프랑스정부가 출연한 지원금으로 건립됐다. 그래서 입학식에는 매년 주한프랑스 대사가 참석해 축사를 한다.

프랑코포니 전문인력양성 과정에는 불어불문학과 재학생과 타과의 부전공신청자만 들어갈 수 있다. 아주대 불어불문학과에는 아르노 뒤발, 강충권, 손정훈 등 다섯 명의 교수가 있다.지난해 불어불문학과에선 모두 119명이 2억748만원의 각종 장학금을 받았다. 이중 가장 금액과 수혜자가 장 많은 것은 프랑코포니사업단 장학금(프랑코포니 파견교육 및 해외인턴십포함). 49명에게 1억250만원이 지급됐다. 교내장학금은 45명에 7563만.

모집인원은 31명. 입학정원(28명)외에 3명(재외국민 및 외국인·농어촌)을 선발하는데 수시(19명)비율은 67.9%. 입시전형은 서류평가(1단계)와 면접평가(2단계에 50%반영)로 진행되며 면접은 면접관 두 명이 수험생 한 명을 10~15분간 만나는 게 원칙. 외국어특기자는 프랑스어 능력테스트 후 프랑스어 능력을 검정하는 면접을 실시한다.

(프랑코포니 전문인력 양성사업단 www.ajou.ac.kr/france/edu/francophone01.jsp)

조성하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 (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