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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실상 연임 확정… “외환銀 통합 결자해지” 특명

입력 | 2015-02-24 03:00:00

회추위, 단독후보로 만장일치 추천… 金회장 “해외 진출로 수익 개선”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63·사진)이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논의를 시작한 그에게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과제가 놓였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3차 회의를 열고 김정태 현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이날 김 회장을 비롯해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 등 3명의 후보에 대해 면접을 진행한 뒤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하나은행장, 2012년 하나금융 회장 등 그룹 내에서만 9년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있었던 그는 이번 연임 성공으로 12년간 하나금융 내에서 CEO를 맡게 됐다. 1997년부터 2012년까지 15년간 하나은행장, 하나금융 회장을 역임한 김승유 전 회장의 임기에 근접하는 기간이다.

이날 김 회장의 연임을 두고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을 비롯해 은행의 수익성 악화 등 산적한 내부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수장으로 김 회장만 한 적임자는 없다는 것이다. 이날 회추위는 “은행 통합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저성장·저마진의 금융환경을 대비해야 할 현 시점을 고려할 때 외부인사 영입보다는 내부에서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현 상황을 돌파할 적임자로 김 회장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뒤에서 지시하기보다 직접 나서서 부딪치는 ‘야전 사령관’ 스타일의 CEO다. 두 은행의 조기통합 과정에서도 직접 직원들을 만나 설득하는가 하면, 외환은행 노조와 협상의 고비마다 당근과 채찍을 꺼내며 판을 주도해 왔다. 현재 두 은행의 통합은 법원이 통합 절차를 중단하라는 외환은행 노조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뒤 성사 시기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김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통합은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기한을 정하지 않고 최대한 직원들과 대화해 통합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도 주목된다. 그가 꺼낸 카드는 ‘해외 진출’이다. 김 회장은 “은행 합병은 어디까지나 과정일 뿐, 궁극적인 목표는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1년 6개월 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를 해왔다”며 “올해는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