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11월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상식에서 모범선수상에 해당되는 ‘윌리엄 앤드 마우지 파월’ 상을 받았다. 1986년 제정된 이 상은 투어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운정은 시상식장에서 동료들 앞에서 연설을 했는데 두 사람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랜 기간 동안 그의 캐디백을 메 온 아버지 최지연 씨와 스폰서인 볼빅 문경안 회장이었다.
혈혈단신으로 미국 투어에서 뛰는 건 쉽지 않았다. 성적이라도 좋으면 좋았으련만 초창기에는 경험과 기술 등 모든 게 부족했다.
바로 그 어려웠던 시절 손을 내민 게 문경안 볼빅 회장이었다. 성실한 최운정을 눈여겨 봐 온 문 회장은 2011년 시즌 중반 후원을 결정했고, 이후 최운정의 투어 생활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운정은 이듬해인 2012년 톱5 세 차례를 포함해 7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성적을 내기 시작하자 몇몇 기업이 그에게 후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최운정은 볼빅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고, 그해 말 다시 볼빅과 재계약했다.
2013년에도 톱10에 7번이나 든 그는 지난해 마침해 화려한 꽃을 피웠다. 비록 우승과 인연을 맺진 못했지만 호주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생애 최다인 10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버디 2위, 이글 5위, 언더파 라운드 7위, 평균타수 9위, 그린적중률 9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금 순위 역시 역대 최고인 10위를 기록했다.
그는 또 “볼빅은 힘들 때 내 손을 잡아준 고마운 스폰서다. 지금까지는 내가 스폰서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꼭 스폰서가 내 덕을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운정의 새로운 꿈인 LPGA투어 첫 우승도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