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포뉴텍’본사 포항 이전 추진… 에쓰오일 등 R&D인력-기관 서울로
“단순 생산기지 전락” 우려감 고조
기업체와 연구개발(R&D) 인력의 ‘탈(脫)울산’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울산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향토기업인 삼창기업㈜의 원전 계측제어시스템사업부문을 2012년 인수한 포스코 계열의 ‘포뉴텍’이 울산 본사의 경북 포항 이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는 자회사인 포스코 LED 본사를 최근 수도권으로 이전한 데 대한 포항시의 반발이 거세지자 포뉴텍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옛 포스코 LED 사옥에 포뉴텍 본사를 두기로 방침을 정하고 포뉴텍의 울산 달동 본사 사옥을 매물로 내놓았다. 일부 직원은 이미 포항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포뉴텍이 본사를 포항으로 이전하면 울산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원전해체센터) 유치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 우려된다.
R&D 인력 및 기관의 탈울산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박영업본부를 서울 계동 사옥에 출범시키면서 울산에 있는 설계인력 1000여 명을 4월까지 서울로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도 울산 온산기술연구소의 일부 연구기능을 서울 마곡산단에 추진 중인 TS&D(기술서비스&개발)센터로의 이전을 진행 중이다. 울산테크노파크의 한 실장급 연구원이 최근 타 지역 기업체로 가는 등 지난해에만 연구원 7명이 기업체나 다른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8월에는 울산에서 R&D 중추 기능 역할을 수행해온 민간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RIST) 울산산업기술연구소가 폐쇄됐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있던 R&D센터가 10여 년 전 수도권으로 옮긴 뒤 울산공장은 생산기지 역할만 한다”며 “본사와 R&D 기관의 탈울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