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우려 당분간 잦아들듯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24일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 조건으로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경제 개혁안을 수용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그리스가 전날 제출한 개혁 리스트를 화상전화 회의로 검토한 뒤 최종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페테르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재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이에 앞서 EU 집행위의 한 소식통은 “그리스의 개혁 방안은 충분히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타당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로써 각국 의회의 승인을 얻어 1720억 유로(약 216조5669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6월까지 4개월 연장할 수 있게 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Grexit)’에 대한 우려도 시한부 조건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유럽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27일 구제금융 연장안을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밤 탈세 및 부패 방지를 골자로 하는 개혁 정책 리스트를 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의 ‘트로이카’ 채권단에 제출했다. 개혁안은 권력과 결탁한 소수 자본가 세력인 ‘올리가르히’에 대한 과세와 지하경제 단속을 통해 재정 수입을 확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공무원 조직 축소와 노동 개혁과 함께 빈곤층을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에 19억 유로를 지출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