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첫 정책조정협의회 與 “정부 정책입안부터 공유돼야”… ‘朴대통령 국수 발언’ 유감 표명도 최경환 “아주 유익한 자리였다”… 유승민 “생각의 차이는 있는것”
2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첫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엇갈리게 잡고 단합과 소통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에서 네 번째부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승민 원내대표, 현정택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원유철 정책위의장.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중점 법안 협상, 당에 일임하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청이 공동운명체라는 말을 절감한다. 일방통행 없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일방통행’식 행보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한 박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 발언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는 “그런 표현은 야당과 협상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청와대 참모진이 대통령을 잘 보좌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정부는 ‘중점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경제활성화법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누리과정 재원 확보와 직결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 처리를 서둘러 달라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중점 법안은 당에 맡겨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쟁점 법안 협상권을 당에 넘기라고 요구한 것.
이날 회의의 의제 선정도 당이 사전에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한 참석자는 “정부 측은 세월호 인양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삼는 데 소극적이었지만 당이 안건으로 추가했다”고 전했다.
○ 당정청 미묘한 신경전
다만 회동이 끝난 뒤 참석자들의 반응은 온도차가 있었다. 최 부총리는 “아주 유익한 자리였다”고 평가한 반면 유 원내대표는 “서로 생각의 차이는 있는 것”이라고 해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황 부총리는 회의 분위기에 대해 “‘화기애매’했다”고 평가했다. 어정쩡한 분위기였다는 뜻으로 들린다.
당내 일각에선 지도부의 ‘당 중심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당이 주도하자는 말을 듣고 있으면 좀 답답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도 “정책은 ‘디테일’이 중요한데 당이 주도하다 보면 그걸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정청이 주도권 다툼을 할 게 아니라 서로 유기적 협조 시스템을 강화해 국정 운영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