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에 대해 “쓸모없는 의견을 냈다”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선관위의 개정 의견과 관련해 “고뇌는 이해하지만 올바른 방향은 아닌 것 같다”며 “어렵게 기업의 정치자금이 정치권에 들어오는 걸 막아놨는데 엉뚱하게 선관위가 의견을 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낸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탁 허용에 대해 반대 의사를 뚜렷하게 나타낸 것.
그는 “선관위가 일괄적으로 받아 배분한다 하면 내놓을 기업이 없어 실효성이 없는 규정”이라며 “다음 단계로 본인들의 목적과 부합하는 정당에 돈이 흘러가게 바뀐다면 그때부턴 정경유착”이라고 말했다. 선거 후원금 액수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선 “한도를 높이는 것과 정치의 질이 올라가는 것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지구당 부활에 대해서도 “고비용 정치의 주범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2004년 기업을 포함한 단체·법인 등의 정치자금 후원을 금지한 이른바 ‘오세훈법’ 제정을 주도한 뒤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