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위헌 결정. 사진=스포츠동아 DB
간통죄 위헌 결정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 결정에 따라 구제 대상과 절차도 관심사다. 간통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거나 이미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들의 향방에 대해 살펴봤다. 그동안 간통죄로 처벌받은 사람은 10만여 명이지만 구제 대상은 2008년 10월 31일 이후 3000여 명만 해당된다.
헌재가 마지막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2008년 10월 30일은 이번 위헌 결정을 소급하는 기준이다. 국회는 지난해 5월 간통죄 폐지에 따른 법적 혼란을 막기 위해 헌법재판소법을 미리 손질했다. 이에 따라 마지막 합헌 결정 다음 날인 2008년 10월 31일 이후 간통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나 유죄가 확정된 경우 이번 결정의 영향을 받게 된다.
2008년 10월 31일 이후 유죄가 확정된 사람은 재심 청구 자격을 얻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8년 10월 31일부터 2015년 2월 24일까지 간통죄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은 사람은 5348명으로, 이 중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110명(약 2%), 집행유예는 3168명(약 59.2%)이다. 1·2·3심을 통틀어 실질적인 구제 대상자는 최대 3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집행 전인 경우에는 형 집행이 면제되고, 집행 중인 경우 나머지 형에 대한 집행이 면제된다. 구속됐던 사람은 구금 기간에 따라 형사보상금도 청구할 수 있다.
재심 청구가 곧바로 무죄 판결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재심 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2008년 재판 과정에서 간통죄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며 당시 간통죄 폐지 여론을 선도한 배우 옥소리(본명 옥보경·47) 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남편 박철 씨로부터 2007년 팝페라 가수와 간통한 혐의로 고소당한 옥 씨는 합헌 결정 이후인 2008년 12월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옥 씨처럼 마지막 합헌 결정을 전후로 간통 행위 시점과 유죄 판결 시점이 걸쳐 있다면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간통 행위 시점이 2008년 10월 30일 이전이라면 당시 법(합헌)에 따라 유죄로 인정돼 재심을 청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판사는 “유죄 확정 판결 시점이 2008년 10월 31일 이후이므로 개정된 헌재법 취지에 따라 행위와 관계없이 무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법원이 실제 재심 청구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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