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폐지 다음 날 두 풍경 심부름센터, 위법 행위 부추겨… 임의로 현장사진 찍으면 피소 여지 통화내용 녹음땐 통신보호법 위반
“모텔에서 ‘깽판’쳐서라도 열쇠 받아 방에 들어가서 사진 찍으시면 돼요.”(심부름센터)
간통죄 폐지로 개인이 직접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 상황이 오자 ‘간통 증거 수집 전문’을 자처하는 각종 심부름센터가 불법적인 증거 수집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 조언대로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모텔에 들어가서 간통 현장을 카메라로 촬영했다간 배우자와 외도 상대에게서 고소당할 수 있다.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이유다. 모텔에 들어가려고 소동을 심하게 피우면 업무방해죄로 입건될 가능성도 크다.
이들 업체는 증거를 보강하기 위해 외도 의심 배우자를 24시간 미행하는 조건으로 일주일에 250만∼300만 원을 요구했다. 배우자 이름과 사진, 차량 번호, 집과 직장 주소만 알려주면 일주일 동안 모든 동선을 스마트폰으로 보고해 주겠다고 했다. 추후 심부름센터 이용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특정 스마트폰 메신저만 쓰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판사들은 민사재판이 형사재판과 달리 외도 증거를 폭넓게 인정하는 만큼 간통죄가 폐지됐다고 해서 굳이 심부름센터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는 “형사재판에서 간통죄를 입증하려면 현장 사진이 필요할 수 있지만 민사소송에서는 둘이 모텔에 들어가는 사진으로도 충분히 간통을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