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46일 장고 끝 黨政靑 조율할 ‘소통형’ 선택 집권 3년차 인적쇄신 마무리… 후임 국정원장 이병호
이 비서실장의 발탁은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지도부를 상대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비서실장은 2006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와 함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준비한 ‘원조 친박(친박근혜)’이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사실상 비박계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들과 소통하면서도 견제할 수 있는 적임자로 이 비서실장이 낙점됐다는 얘기다. ‘정무형 원박(原朴) 인사’를 전면에 내세워 당정청을 실질적으로 장악했던 김 전 실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 비서실장은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북·한일 관계가 장기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박 대통령의 대표적 외교안보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헛바퀴를 돌고 있다. 외교관 출신인 이 비서실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주일본 대사와 국정원장을 맡아 남북·한일 관계를 모두 다룬 경험이 있다.
신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에는 김성우 대통령사회문화특보가 임명됐다. 김 홍보수석은 SBS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지냈다. 사회문화특보에 임명된 지 46일 만에 홍보수석에 발탁됐다. 현 정부 들어 네 번째 홍보수석이다.
대통령정무특보에는 새누리당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이 임명됐다. 주 의원은 비박계, 윤·김 의원은 친박계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비박계로 구성된 만큼 정무특보단에선 친박계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정무특보단 구성에 불만을 표시해 향후 이들이 당정청 간 가교 역할을 원활하게 해낼지 미지수다. 홍보특보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40년 동안 야당에 몸담았던 김경재 전 의원을 임명했다. 영남 편중 인사 논란 속에 ‘탕평’의 모양새를 갖춘 셈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