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책/존 코널리, 디클런 버크 지음/김용언 옮김/816쪽·2만3800원·책세상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 중 유명한 에피소드인 ‘얼룩 띠의 비밀’의 도입부다. 미스터리 작가 린다 반스는 ‘얼룩 띠의 비밀’을 비롯한 셜록 홈스 시리즈를 읽은 유년 시절의 기억에 대해 “관찰과 상상력을 이용해 영웅과 겨룰 수 있는 세계로 초대하듯 속삭였다”고 돌아본다.
이 책은 19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미문학사의 미스터리 대표작 121편에 대한 현대 미스터리 작가들의 비평이다. 책의 저자들은 다소 낯설지만 소개된 작품들은 반가운 것이 많다. 에드거 앨런 포의 ‘뒤팽 시리즈’와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등을 비롯해 할런 코벤의 ‘밀약’, 데니스 르헤인의 ‘미스틱 리버’ 등 2000년대 소설에 이르기까지 미스터리 작품들의 구조와 의미를 두루 훑는다.
이렇듯 미스터리 소설이 시대에 따라 담아내는 사회상과 더불어 인간의 본성과 사회 정의를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독후감’들은 의미 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