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예상보다 빨리 주전 3루수로 용병 앤디 마르테를 선택했다, 미야자키 캠프에서 마르테가 보여주는 프로 마인드는 kt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사진제공|kt 위즈
메이저리그에서만 7년간 뛴 베테랑
kt 신인선수들과 똑같이 훈련 소화
검은 야구모자에 땀 흘려 얼룩 범벅
“힘든 훈련 견디자 스윙도 빨라졌다”
2월 28일 kt의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 앤디 마르테(32)의 모자 팀 마크 주위는 하얀 얼룩이 잔뜩 있었다. 검은색 모자라서 더 눈에 띄는 이 얼룩은 땀이 남긴 소금자국이었다. ‘모자가 이 정도이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마르테는 메이저리그에서만 7년을 뛰었다. ‘내공’이 만만치 않은 선수로 kt의 큰 희망이다. 1군 데뷔를 앞둔 신생 구단이지만 외국인타자만큼은 리그 정상급 커리어와 실력을 갖췄다.
● 조범현 감독 “수비도 타격도 매우 좋다”…“핸들링은 최고 수준”
마르테에 대한 실력은 kt 내부에서 이미 알려져 있다.
코치들도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김민재 수비코치는 “핸들링은 최고 수준이다. 국내 정상급 선수보다 좋다”고 기대했다. 이숭용 타격코치는 “현역 때부터 좋은 외국인 타자를 많이 봤는데 그들보다 한 단계 위다. 자신만의 확실한 존이 있고 선구안이 굉장히 뛰어나다. 어떤 성적을 올릴지 나도 궁금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마르테에게 매우 친숙한 나라다. 스프링캠프 직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지만 미국에서 꽤 친한 한국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음식도 자주 접했다. 그 주인공은 추신수(텍사스)다. 마르테는 “(추신수와는)클리블랜드 입단 동기다(2006년). 팀 이적 후 첫 경기 출장도 함께였다. 추신수는 정말 좋은 친구다. 2010년 내가 클리블랜드를 떠날 때까지 친하게 지냈다. 한국식당에서 꽤 자주 식사 대접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 한국팀 훈련 ML보다 3배 많아…“그 덕에 내 몸도 강해졌다”
마르테는 ‘곁에서 봐도 훈련 강도가 대단하다’고 하자 여유 있게 웃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해보는 대단한 훈련이다. 굳이 미국과 비교하자면 3배는 되는 것 같다. 처음 1∼2주는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보다 3배나 많은 훈련, 외국인선수로 짜증이 나고 지쳐갈 것 같지만 그라운드에 있을 때 언제나 진지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르테는 정중하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도 매우 신중했고 진지한 답변을 이어갔다. 높은 품격이 느껴지는 외국인선수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