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배우들이 주연한 영화가 잇달아 개봉되면서 스크린에 실버 열풍이 불고 있다. 윤여정(왼쪽)과 박근형이 주연한 영화 ‘장수상회’는 노년의 사랑을 그린다. 사진제공|빅피쳐
■ 60·70대 관록의 배우들 스크린 도전
노년의 사랑 그린 ‘장수상회’ 개봉 앞둬
김수미 원톱 주연 ‘헬머니’도 시선 집중
영화계 이색 시도…스크린 다양성 활기
봄 스크린에 실버 열풍이 불고 있다.
박근형과 윤여정은 노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 ‘장수상회’(감독 강제규·제작 빅픽쳐)로 4월 관객을 찾는다. 20∼30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의 집중됐던 국내 영화제작 분위기에서 이색적이고도 드문 시도다.
김수미는 5일 개봉하는 코미디 ‘헬머니’(감독 신한솔·제작 전망좋은영화사)로 ‘원톱’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욕 배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전한 할머니의 이야기다. 앞서 ‘가문의 영광’ 시리즈와 ‘육혈포 강도단’으로 흥행 파워를 인정받은 김수미의 코미디 복귀로 관심을 더 하고 있다.
실버 배우들의 스크린 활약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최근 2∼3년 사이 새로운 이야기 발굴과 다양한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는 영화계 분위기와 맞물려 이들의 활약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두근두근 내 인생’에 출연한 백일섭(71)과 올해 1월 개봉한 ‘내 심장을 쏴라’의 신구(79)가 대표적이다.
‘실버 배우’들의 힘은 명불허전으로 통하는 연기력과 TV 드라마로 쌓은 폭넓은 인지도에 있다. ‘헬머니’를 연출한 신한솔 감독은 “누구나 친숙하게 대하는 김수미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희극 배우”라며 “촬영한 거의 모든 분량을 편집 없이 영화에 넣었을 정도로 연기 내공이 대단하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감독 김성호·제작 삼거리픽쳐스)이 관객의 호평 속에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상영하는 원동력은 주인공 김혜자의 공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마더’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나선 그는 국내서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미국 소설을 영화로 옮긴 이번 작품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혜자는 “많은 관객이 사랑했던 ‘마더’를 끝내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영화를 꾸준히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