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은 우리가 상대방의 이름조차 잊어버리고 한참이 지난 뒤에도 우리가 화가나서 보낸 e메일에 담긴 모든 단어를 기억 할 것이다. ―‘빅데이터 인문학: 진격의 서막’(에레즈 에이든, 장바티스트 미셸·사계절·2015년) 》
할리우드 유명 배우 윌 스미스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는 한때 ‘중2병’을 앓는 것으로 유명했다. 제이든은 자신의 트위터에 “교육은 반역이다(Education Is Rebellion)” “신생아가 말할 수 있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존재일 것”이라며 무언가 심오한 듯한 글을 가득 써 놨다. 모든 단어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는 것도 그의 허세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윌 스미스는 아들과 한 방송 토크쇼에 출연해 뼈 있는 소리를 했다. 제이든이 트위터에 올린 글로 구설수에 오른 뒤였다. “제가 열네 살 때 진짜 바보 같았어요. 그런데 그땐 트위터도 없었고, 페이스북도 없었죠. 그래서 전 바보 같았지만 제가 바보인 건 아무도 몰랐어요.”
저자들은 빅데이터를 비롯한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문학이 더욱 융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 인간 사회를 탐구하기 위해 세계 일류대학의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보다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의 빅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누군가의 SNS 속에 남겨진 작고 부끄러운 데이터 발자국에 관심을 갖기보다 빅데이터라는 커다란 숲을 조망해 보는 게 어떨까.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