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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대화 촉구… 北인권 언급 자제

입력 | 2015-03-02 03:00:00

[朴대통령 3·1절 기념사]남북 경색 극복할 구체적 방안은 안보여
수위만 조절… ‘대북 원칙론’ 계속




‘수위를 조절한 대북 원칙론 재확인.’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담긴 대북 메시지를 이렇게 평가했다. 다만 통일부 장관 교체 등 통일외교안보 라인을 재정비했음에도 광복·분단 70년을 맞는 올해 정부의 대북 정책은 ‘재방송’ 수준이라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1일 “진정성 있는 대화와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모든 협력의 길은 열려 있다”며 “북한은 더이상 핵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진정으로 평화와 체제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방과 변화의 길로 나오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통일 준비는 결코 북한을 고립시키는 데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와 공동 번영과 평화의 길로 가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인권 유린이나 북한 주민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 등 북한 정권을 자극하는 언급은 자제하고 김정은을 향해 대화 촉구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신임 통일부 장관 임명과 함께 신뢰프로세스를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서신 교환 등을 위한 협의를 조속히 하자고 북한에 제안하고 순수 민간 교류 장려 의사를 밝힌 것도 신뢰프로세스 이행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준비위원회의 역할도 함께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남북 모두에 축복이 되는 구체적인 통일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며 “광복 70주년을 함께 경축하면서 이를 계기로 민족화합과 동질성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북한도) 나서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번 기념사에는 남북대화를 통해 이룰 수 있는 목표만 제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색된 현 기류를 극복하고 구체적인 성과물을 낼 만한 전략이나 메시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5·24 조치는 그대로 두고 북한과 대화는 하지 않는 강경 일변도의 상황에서 남북통일을 이끌려면 대북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실천이 아닌 말로만인 통일 정책을 이제 국민은 식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박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16일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 집중토론회의를 주재하며 언급한 발언을 사실상 되풀이한 것”이라며 “북한이 당장 대화의 장에 나올 만한 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와 관련한 언급이나 경제적 협력 타결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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