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순방 다녀온뒤 뵙겠다”… 문재인과 대선이후 첫 회담 성사
이병기 실장, 與 지도부에 전화 “자주 연락”… 순방 배웅도 함께 해

손잡은 당청 1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을 환송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나온 이병기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박 대통령이 출국한 뒤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유승민 원내대표. 성남=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병기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27일 임명 직후 새누리당 지도부와 연락을 취하며 본격적인 ‘당청(黨靑) 소통’ 행보를 시작했다. 집권 3년 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가 당청 및 대야(對野) 관계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순방 후 朴-여야 대표 ‘3자 회담’ 전격 성사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앞으로 그런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갔다 와서 뵙겠다’며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일단 회동의 명분은 순방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지만 대통령과 잠재적 대권주자들의 면담인 만큼 개헌문제 등 민감한 정국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문 대표는 1일 만남에서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부탁하자 “‘바로 처리해 달라’는 식이 아니라 사전에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답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대통령은 “그러려고 이전에 (야당 지도부를) 초청했는데 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야당 지도부를 초청했지만 당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세리머니식 만남은 큰 의미가 없다”며 거부한 상황을 지적한 것.
○ 이병기, 與 지도부에 “자주 연락하자”
이 실장은 청와대 각 수석비서관실 보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김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어 인사를 나누고 협력을 도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시절부터 김 대표, 유 원내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여당 지도부가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을 서울공항에 나가 배웅한 것도 이 실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출국한 후 이 실장과 김 대표, 유 원내대표는 짧은 티타임을 갖고 2월 임시국회 현안과 고위 당정청 회의체 운영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