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들이 만든 비영리 ‘신다문화공헌운동본부’
신다문화공헌운동본부를 만든 한진희 사무국장(왼쪽)과 한민이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구로구 사무실에서 ‘제1회 한월 프로젝트’ 포스터를 붙여놓 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내가 돈 주고 (신부를) 사왔는데….” 어느 날 한 씨는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남성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결혼중개업체에 비용을 치르고 ‘속성 결혼’을 한 남성 중엔 이처럼 아내를 ‘돈 주고 사온 물건’으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아내에게 수시로 언어폭력을 행사하거나 심지어 외출까지 막는 사례도 있었다. 서로 잘 알지 못하고 결혼한 까닭에 가정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반면 결혼 전부터 배우자 나라의 언어를 배우며 준비한 부부일수록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당시 국내의 다문화 관련 단체는 결혼 이후 가정생활에 도움을 주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다문화가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는 거의 없었다. 한 씨는 이런 단체를 직접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상담과 교육뿐 아니라 이른바 ‘맞선 모니터링’을 해준다. 업체를 통해 맞선 과정을 촬영케 한 뒤 혹시 통역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또 현지에서는 신부뿐 아니라 부모와 현지 중개자도 ‘사기나 위장 목적의 결혼이면 책임을 진다’는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입국 후에는 부부교육을 실시한다.
이들의 목표는 다문화가정과 관련해 사기 위장 폭력 같은 단어가 사라지는 것. 이들은 “문제가 있는 다문화가정과 행복한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다문화가정이 잘살 수 있도록 준비 단계에서부터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