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리그, 이 감독이 사는 법]<4> 수원 3시즌째 지휘 서정원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려면 스피드를 앞세워 빠른 패스를 해야죠. 상대의 압박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K리그 클래식에서 2013년 5위, 지난해 2위를 했는데 빠른 패스 위주의 팀을 만든 게 성적이 나아진 배경인 것 같아요.”
수원의 이번 겨울은 추웠다. 삼성그룹의 계열사 분리에 따라 모기업이 바뀌었고, 예산은 삭감됐다. 팀의 주축이었던 김두현을 내보냈지만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은 없었다. 그래도 지난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K리그 4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를 거뒀다. 일본의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주고도 역전승하는 뒷심을 보여줬다.
올해 K리그 감독으로 서 감독의 후배들이 대거 등장했다. 인천 김도훈 감독, 울산 윤정환 감독, 전남 노상래 감독, 대전 조진호 감독…. 그는 “대표팀 후배들이라 정말 반갑고 감독으로 만나면 재미있을 거다.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잘들 할 것이다. 다들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학구파들”이라고 말했다.
감독은 누구나 우승을 목표로 한다. 서 감독은 정규리그 1위 말고 또 다른 목표가 있다.
“다 이기고 싶지만 무엇보다 ‘슈퍼 매치’ 상대인 서울에는 지고 싶지 않습니다. 주장인 염기훈과 산토스, 김은성 등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수원은 지난해 K리그 최다 관중 팀이다. 경기 때마다 리그 평균(7905명)의 2배가 훌쩍 넘는 1만9608명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를 찾았다. 소년 같은 미성으로 인터뷰를 하던 그의 목소리가 팬들 얘기를 꺼내며 갑자기 커졌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