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방영한 ‘2014 가요대전’에는 ‘Syrup 베스트 퍼포먼스 상’, 케이블채널 y-star가 방영한 ‘2014 미스코리아 시상식’에선 ‘미스코리아 선 라미 상’이 있었다. 모두 협찬사의 브랜드를 내세운 상이었다. 그런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SBS에겐 광고효과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법정 제재를 내렸지만 y-star는 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SBS는 지난해 말 가요대전과 연기대상 등 자체 시상식에서 SKT와 삼성의 제품명을 상 이름으로 만들었다. SBS 가요대전은 SK플래닛의 통합 커머스 브랜드 ‘시럽(Syrup)’ 이름을 넣어 Syrup 베스트 퍼포먼스 상, ‘Syrup 글로벌 스타상’ 등을 가수에게 줬다. 연기대상도 ‘삼성 갤럭시 노트 Edge 네티즌 인기상’ 등을 시상했다. 방심위는 지난달 26일 이 프로그램들에 각각 법정제재인 ‘경고’와 ‘주의’를 내렸다. 방심위는 “간접광고이자 협찬주의 상품을 상 이름에 넣은 뒤 상품명을 반복해 언급하고 자막 등으로 방영해 심의규정을 위반했다”라고 밝혔다. 방송 심의규정은 특정 상품·서비스·기업·영업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부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과 홍삼 브랜드가 들어간 ‘미스코리아 선 라미’, ‘미스코리아 미 한삼인(홍삼 브랜드)’ 등은 문제가 없었다. 이는 방송사가 연 대회가 아니라 주최자가 따로 있고, 방송사가 해당 기업의 협찬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당 방송은 자체 프로그램이 아닌 중계방송이어서 불가피한 노출은 허용된다”고 했다.
방심위가 광고 효과 제한 규정을 어긴 방송사에 법정제재를 내린 건수는 2010년 65건에서 2014년 102건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간접광고 방식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방송 시점에 맞춰 광고주가 신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방심위 관계자는 “방송사가 ‘제작 당시에는 광고주가 방송 내용과 동일한 상품을 출시할 줄 몰랐다’고 변명했지만 방심위는 그 진위를 알 수 없다”며 “규정에 따라 제재를 내렸다”고 밝혔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