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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군인-사학연금 모두 개혁” 전원 찬성

입력 | 2015-03-03 03:00:00

[나라 가계부, 내가 챙긴다]
전문가 10명 ‘정부 개혁 번복’ 비판
공무원-군인연금 年4조 세금 투입… 사학연금은 2023년부터 적자 전환




동아일보의 복지·재정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은 공무원연금과 군인·사학연금 등 직역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10명 중 8명이 ‘매우 찬성’이라고 응답하며 공무원·직역연금 개혁의 시급함에 의견을 같이했다.

공무원·군인연금은 지금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적자를 충당하고 있다. 지난해 1년간 정부 예산으로 메워 준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 규모만 2조4854억 원에 이른다. 퇴직 공무원의 노후를 위해 납세자 한 명당 17만8000원을 부담한 셈이다. 군인연금의 적자는 더욱 심각하다. 이미 1973년에 기금이 고갈돼 42년째 세금으로 부족분을 메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군인연금 지급액(2조7177억 원) 중 50.5%인 1조3691억 원을 정부 재정으로 부담했다.

한국연금학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공무원·군인연금 적자를 보전하는 데 올해만 4조7805억 원이 투입된다. 또 2020년에 8조9489억 원, 2050년에는 무려 27조4099억 원의 나랏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사학연금은 아직 흑자지만 2023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기 때문에 지금 손을 대지 않으면 공무원·군인연금처럼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연금 개혁의 동력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해 지난해 국회 공무원연금특별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여·야·정·공무원단체 간 협상에 진척을 보이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되레 여당의 안보다 공무원에 더 유리한 안을 내놓았다. 인사혁신처가 지난달 공개한 ‘공무원연금 개혁 기초안’은 40년간 공직생활을 했을 경우 생애소득의 60%(소득대체율)를 연금으로 받도록 설계됐다. 새누리당 방안은 이 비율이 50%였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다.

군인·사학연금은 그나마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정부가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군인·사학연금을 개혁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당에서 강력히 반발하자 정부는 하루만에 ‘확정된 안이 아니다’라며 이를 뒤집었다.

김미곤 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은 “공무원연금과 직역연금 수준이 높았던 것은 이들의 급여가 민간기업 등보다 낮아 이를 연금으로라도 보상해 주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공무원 보수가 과거에 비해 현실화된 만큼 이들 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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