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委 미팅 현장]“충고 아닌 경험 전달하는 게 진짜 멘토”
27, 28일 무박 2일로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점핑 투게더’ 행사에서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이사(왼쪽)가 사회적 기업 창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후드티를 입은 신용한 청년위원장(앞줄 가운데 흰옷 입은 사람)도 다른 청년들과 함께 강연을 경청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용한이 형한텐 배울 게 많으니까 닮고 싶죠. 처음에는 우리 이야기를 끝없이 들어줬고, 솔직한 자기 생각을 말해줬거든요.”
2월 27일 밤에 시작해 무박 2일 일정으로 서울 이태원의 한 펜션에서 열린 ‘점핑 투게더(Jumping Together)’를 주최한 승영욱 씨(34)는 이렇게 말하자마자 곧바로 신 위원장을 향해 소리쳤다. “기자님, 잠시만요. 형! 다음 순서 빨리 시작하죠.”
‘형’으로 불리니 신 위원장이 행사 비용을 마련했나 싶었지만 참가자 중 직장인 2만 원, 학생은 1만 원을 내 비용을 충당했고 일부 부족분은 창업에 성공해 수익이 난다는 참가자들이 부담한다고 했다.
본격적인 심야 토론에 앞서 국내 최대 사회적 기업인 SK 행복나래 주식회사 강대성 대표이사가 ‘사회적 기업과 성공한 창업’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행복나래는 기업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를 사회적 기업이나 취약계층을 고용한 영세업체로부터 구매해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강 대표는 요즘 청년 사이에 관심이 높은 사회적 기업 창업의 ‘민얼굴’을 설명해줬다.
“자신이 볼 땐 아이디어가 좋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취지도 크니까 아주 훌륭해 보이겠죠. 그게 소비자도 만족시키나요?”
소비자가 제품을 봤을 때 첫눈에 ‘아, 명품 같다’는 느낌이 들게 하거나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제품의 ‘스토리’를 제대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는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구매하기보다는 ‘장애인이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만든 고급 제품’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밤 12시를 넘겨 강연이 마무리되고 참가자들은 그룹별로 본격적인 토론을 시작했다. 최근의 각종 청년 문제를 비롯해 이 모임의 운영 방안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이 모임은 몇 가지 원칙을 지킨다고 했다. 충고하지 않기, 솔직한 경험 털어놓기, 토론에 공개된 내용 중 개인 이야기는 비밀 엄수, 배운 지식은 사회에 되돌려 주기 등이다.
멘토와 멘티 관계라면서 충고를 해주지 않는다?
신 위원장은 “멘토는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주고 충고하고 잔소리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내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면 그걸 통해 청년들이 느끼고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위원회 직원들도 무박 2일로 오전 3시경에야 마무리된 이날 행사에 참가했다. 앞으로 청년위가 청년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현장 미팅 식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계획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청년위 관계자는 “가르치려는 것보다 같은 문제를 같은 자리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 느끼게 해줘도 청년들이 큰 위안을 받는 듯했다”며 “청년들과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만남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