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끝>확 달라진 LG 주전 유격수
그러나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고교 시절 주로 투수로 뛰어서 유격수로서의 기본기가 약했습니다. 이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2년까지 팀은 거의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고, 그때마다 비난의 화살은 그에게 집중되곤 했습니다. ‘오지배(오늘 경기를 지배한다)’라는 그의 별명은 좋은 뜻보다 나쁜 의미로 쓰이곤 했습니다.
그 오지환이 마침내 알을 깨고 나오려 합니다. 오지환은 5일 끝나는 LG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입니다. 감독, 코치, 선수들까지 한결같이 “우리 (오)지환이가 달라졌어요”라고 말합니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방망이입니다. 지난해까지 그의 통산 타율은 0.248이었습니다. 워낙 힘이 좋아 맞히면 장타였지만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스트라이크에 헛스윙을 하는 어설픈 모습도 자주 보였습니다.
준비 동작에서 방망이를 높이 쳐들던 그는 이제는 방망이를 어깨에 걸치듯 낮게 뉘였습니다. 통산 타율 3할이 넘는 선배 박용택의 폼과 비슷합니다. 박용택은 “나도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타격 폼을 만들었다. 훨씬 안정적인 타격 자세다. 헛스윙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새 타격 폼으로 그는 지난달 25일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 포함 3타점을 기록했습니다. 3일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넥센전에서도 톱타자로 출장해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기록했습니다.
양상문 LG 감독은 “50일 가까운 캠프 기간에 지환이는 팀 훈련 후 실시하는 개인 훈련을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쉬라 해도 쉬지 않더라. 도루 능력까지 갖춘 지환이가 톱타자로 자리 잡으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그의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지현 코치는 “지환이는 아직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의 반도 못 보여줬다. 뭔가 딱 깨치는 순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될 것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처럼 리그를 지배하는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